재단소식
2025 다음세대재단 연차보고서 온라인 OPEN!
2026-05-18
고요한 성찰과 망설임의 시간으로
2025년… 불과 얼마 전의 시간들인데 아주 먼 옛날 일을 떠올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달픈 현실과 비교되는 찬란한 과거의 시간이라 그럴 수도 있고, 찬란한 현재와 비교해 상상하기조차 싫은 고달픈 과거의 시간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니면 그저 그런 시간이라 딱히 기억나지 않아서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시절일기’를 펴낸 김연수 소설가의 얘기처럼 하루를 두 번 사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일기는 그 자체로 나를 객관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합니다.
다음세대재단의 애뉴얼리포트도 한 해를 다시 살아보는 시간이며, 다음세대재단의 미션과 비전을 다시 한번 객관화해 보는 순간입니다.
여러분들의 2025년은 어땠나요?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먼저 생각납니다. ‘동락가’가 문을 닫은 것입니다.
동락가는 지난 5년 동안 비영리스타트업들의 첫 사무공간이었으며, 소셜섹터 MZ 활동가들의 아지트였으며, 비영리 섹터의 수많은 행사와 만남이 이루어진 공간이었습니다.
동락가를 운영하는 동안 공간이 가진 힘을 실감하게 되었고, 동락가의 문을 닫는 순간 ‘제2의 동락가’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장 신났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다음세대재단 설립 이후 첫 고액 개인 기부자를 만난 것입니다.
사람과 조직에 투자하자는 기반 조성 기부의 취지에 적극 공감해 주셔서 차세대 비영리 리더와 비영리스타트업을 계속 육성할 수 있게 되어 신나게 일했습니다.
또한 뿌듯한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육성한 비영리스타트업들과 함께 공동의 기업 사회공헌 및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제는 어엿한 사업 파트너로 성장하고 있는 비영리스타트업을 지켜보면서 벅찬 감동과 또 다른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참 다행인 시간도 있었습니다. 인권 활동을 어떻게든 계속 지원하고 싶었는데, ‘젠더 정의’를 주제로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라하고 작아졌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공모사업에서 떨어지기도 했고, 기업들에게 사업을 제안하고 거절 당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이제는 거절이 익숙할 법도 한데, 참 어려웠습니다. 반면, 어깨를 으쓱하며 좀 우쭐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18년째 이어오고 있는 ‘체인지온’은 해를 거듭할수록 비영리 활동가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고, 탁월했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신났던’, ‘뿌듯했던’, ‘다행이었던’, ‘초라했던’, ‘우쭐했던’ 시간들 속에 매 순간 함께했던 또 다른 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감사’의 시간입니다. 많은 기업과 재단이 파트너가 되어 주었고, 많은 비영리 조직과 활동가들이 참여와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매순간 한발 더 움직여 준 다음세대재단 임직원들의 수고가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세대재단 애뉴얼리포트는 색채 전문 기업이 선정하는 올해의 컬러를 바탕으로 디자인됩니다.
2026년 올해의 컬러는 클라우드 댄서(Cloud Dancer)로,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조용한 성찰의 가치를 다시 일깨우는 고요한 영향력을 지닌 맑은 화이트 톤이라고 합니다.
소란스러운 세상마저도 AI와 알고리즘, 구독에 갇힌 채 우리들의 타임라인을 채우고 있는 요즘, 꼭 필요한 색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김애란 작가는 어느 방송에서 AI에 없는 것은 ‘망설임’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누군가의 고민, 아픔을 듣고 상대방을 위해 말을 삼키고 주저하는 망설임의 순간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유려하고 빠른 AI의 조언보다 인간의 투박한 침묵이 더 위로가 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세대재단은 앞으로도 사람의 자리를 지키고, 넓히며, 가꾸겠습니다.
또 다른 삶의 존재를 끊임없이 알아차리고 진짜 위로를 전하기 위해 고요한 성찰과 망설임의 시간을 더 많이 갖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다음세대재단의 2025년을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다음세대재단 방대욱대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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